‘가로의 관계’로 용기 부여하기: 동등한 존중의 치유적 힘
들어가며: 당신의 관계는 수직인가요, 수평인가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위’와 ‘아래’를 나누는 습성에 노출됩니다. 직급, 연봉, 나이, 심지어는 지식의 양이나 외모까지도 수직적인 잣대로 변환되어 서열이 매겨지곤 하죠. 이러한 **세로의 관계(Vertical Relationship)**는 경쟁을 유발하고 인간을 끊임없는 열등감의 굴레에 가둡니다.
아들러 심리학은 이러한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가로의 관계(Horizontal Relationship)**를 구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오늘은 왜 우리가 수평적 관계를 지향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 삶에 용기를 불어넣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칭찬과 꾸중: 수직적 관계의 도구들
놀랍게도 아들러는 ‘칭찬’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칭찬은 보통 ‘능력 있는 자가 능력 없는 자에게’, ‘위에 있는 사람이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내리는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 세로의 관계: 칭찬하거나 꾸짖음 (평가와 조종의 목적)
- 가로의 관계: 감사하거나 기뻐함 (공감과 존중의 목적)
아이에게 “참 잘했어”라고 칭찬하는 것은 무의식중에 아이를 나보다 아래에 두고 조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반면, “네가 도와줘서 정말 기뻐”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를 대등한 인격체로 대하며 협력의 기쁨을 나누는 것입니다. 칭찬에 길들여진 사람은 타인의 평가에 예속되지만, 감사를 나누는 사람은 자기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는 용기를 얻습니다.
2. ‘대등함’은 ‘같음’이 아니다
가로의 관계를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능력이나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식이나 경험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는 완전히 대등하다는 전제가 바로 가로의 관계입니다.
의사와 환자, 상사와 부하 직원, 부모와 자식 간에도 그 ‘역할’은 다르지만 ‘존재’는 대등합니다. 내가 상대를 대등하게 대할 때, 비로소 상대방도 나를 방어하지 않고 진실하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수직적 관계에서는 ‘누가 이기는가’가 중요하지만, 수평적 관계에서는 ‘어떻게 협력하는가’가 중요해집니다.
3. 평가받지 않을 때 피어나는 용기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개 “실패해서 남들에게 무시당하면 어떡하지?”라는 수직적 공포 때문입니다.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고 느끼면, 인간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는 ‘가로의 파트너’라고 느낀다면 어떨까요? 실패해도 나의 가치는 변하지 않으며, 단지 시행착오를 겪었을 뿐이라는 지지를 받을 때 우리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습니다. 용기란 ‘타인의 평가’라는 사슬에서 풀려날 때 비로소 솟아나는 힘입니다.
4. 경쟁에서 협력으로의 전환
수직적 세계관에서 타인은 나의 자리를 위협하는 ‘적’입니다. 내가 올라가기 위해 누군가를 밟아야 하죠. 이런 환경에서는 결코 평온할 수 없습니다.
반면 수평적 세계관에서 타인은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료’입니다. 동료의 성공은 나의 위협이 아니라 우리 전체의 기쁨이 됩니다. 아들러가 말한 **공동체 감각(Social Interest)**의 핵심은 바로 이 가로의 관계를 전 세계로 넓혀가는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기여하고 있다는 실감이 날 때, 인간은 비로소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고 느끼며 생의 에너지를 얻습니다.
결론: 가로의 손을 내미십시오
지금 당신을 힘들게 하는 관계가 있다면 점검해보세요. 혹시 당신이 누군가를 아래로 내려다보며 통제하려 하거나, 혹은 누군가의 위압적인 시선 아래에서 ‘칭찬’받기 위해 애쓰고 있지는 않나요?
그 연결을 수직에서 수평으로 돌려놓으십시오. 먼저 감사하고, 먼저 도움을 청하며, 상대의 성장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것. 그것이 가로의 관계를 시작하는 첫걸음입니다.
당신은 누구의 위도, 아래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같은 땅 위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는 소중한 여행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