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logy 2026년 2월 13일 약 5분

운명의 주인이 되는 법: 아들러의 목적론(Teleology) 탐구

O
Oiyo Contributor

들어가며: 과거의 사슬을 끊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 위하여

혹시 “내 성격이 이렇게 된 건 부모님 탓이야”라거나, “그때 그 사건만 아니었어도 내 인생은 달라졌을 텐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우리는 종종 현재의 불행이나 어려움을 과거의 어떤 사건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심리학의 거장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주창한 원인론(Etiology)에 따르면, 현재의 결과는 과거의 원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마치 기계가 고장 나면 그 원인을 찾아 수리해야 하듯, 우리의 마음도 과거의 트라우마를 치유해야만 현재가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단호하게 고개를 젓습니다. “아니요, 당신은 과거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행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 말은 꽤나 충격적이고, 때로는 받아들이기 힘들 만큼 가혹하게 들립니다. 내가 내 불행을 선택했다니요? 하지만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인 **목적론(Teleology)**을 이해한다면, 이 말은 비난이 아니라 우리에게 무한한 ‘자유’와 ‘용기’를 주는 축복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을 그 자유의 세계로 안내하려 합니다.


1. 원인론(Etiology) vs. 목적론(Teleology): “왜”가 아니라 “무엇을 위하여”

우리는 흔히 “원인이 있어서 결과가 있다”는 인과율의 세계에 익숙합니다. “어릴 때 부모님께 사랑받지 못해서(원인) 소극적인 성격이 되었다(결과)“라는 식이죠. 이것이 원인론입니다. 원인론은 과거를 바꿀 수 없기에, 현재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마치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과거의 상처만을 반복해서 재생하게 만드는 것이죠.

반면, 아들러의 목적론은 시간을 거꾸로 뒤집습니다. 과거의 원인이 아니라, 미래의 목적이 현재의 행동을 결정한다고 봅니다. 아들러는 이렇게 말합니다. “소극적인 성격이 된 것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다가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즉, 상처받지 않겠다는 목적을 위해 당신은 스스로 ‘소극적인 성격’이라는 수단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원인은 바꿀 수 없지만, 목적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이 “상처받더라도 다른 사람과 교류하며 기쁨을 느끼고 싶다”는 새로운 목적을 세운다면, 당신은 언제든 적극적인 성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목적론은 우리를 과거의 피해자 자리에서 끌어내어, 현재의 주체적인 행위자로 세워줍니다.

2. 감정은 도구다: 분노조차도 목적이 있다

우리는 종종 감정에 휩쓸린다고 생각합니다.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슬퍼서 아무것도 못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아들러는 감정 또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식당에서 종업원이 실수로 당신의 옷에 물을 쏟았습니다. 당신은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조심 좀 하지!”라고 소리쳤습니다. 당신은 ‘화가 났기 때문에(원인)’ 소리를 쳤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목적론적으로는 순서가 다릅니다. 당신은 ‘종업원에게 내 위세를 보여주고, 그가 나에게 굴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분노’라는 감정을 도구로 꺼내 든 것입니다.

만약 그 순간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혹은 험상궂은 사람이 물을 쏟았다면요? 아마 당신은 화를 내는 대신 다른 태도를 취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감정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목적에 따라 감정을 ‘사용’한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우리는 분노라는 감정을 사용하여 상대를 조종하려 할 때가 많습니다. 이 사실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감정의 노예가 되는 대신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화를 낼 필요가 없다. 말로 설명하면 된다”라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3. 트라우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가장 논쟁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주장은 “트라우마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에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사건이 현재의 당신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거부합니다.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로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받은 충격(트라우마)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가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겪었느냐(What happened)‘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How to interpret)‘입니다. 똑같이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어도 어떤 사람은 범죄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훌륭한 자선가가 됩니다. 과거의 사건은 바꿀 수 없지만, 그 사건에 부여하는 의미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당신의 과거를 ‘나를 망친 불행한 역사’로 쓸 것인지, ‘나를 단단하게 만든 성 장의 밑거름’으로 쓸 것인지는 오직 당신의 선택입니다.

4. 생활양식(Life Style): 당신의 세계관을 다시 써라

아들러는 성격이나 기질이라는 말 대신 **생활양식(Life Style)**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세계와 자신을 바라보는 의미 부여의 체계’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과도 같습니다.

“세상은 위험한 곳이야”, “사람들은 다 적이야”, “나는 보잘것없는 존재야”라는 생활양식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껍질 속에 숨는 쪽을 선택할 것입니다. 반대로 “세상은 긍정적인 곳이야”, “사람들은 나의 친구야”, “나는 가치 있는 존재야”라는 생활양식을 가진 사람은 도전하고 협력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생활양식 또한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당신이 10세 전후에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지금 불행하다면, 그것은 당신이 무의식적으로 ‘불행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편하다고(목적) 판단하여 예전의 생활양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하고 싶다면, 새로운 생활양식을 선택할 용기만 있으면 됩니다.

5. 변화할 용기: 지금, 여기를 살아가라

목적론은 결국 용기의 심리학입니다. 과거 탓, 환경 탓, 남 탓을 그만두고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한 것”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짊어질 용기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조금만 더 좋은 대학을 나왔더라면”, “부모님이 조금만 더 지원해줬더라면” 하며 ‘가능성’ 속에 살기를 좋아합니다. 핑계를 대며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죠. 하지만 아들러는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용기입니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 미움받을 용기, 평범해질 용기, 그리고 행복해질 용기입니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지금, 여기’뿐입니다. 원인론은 우리를 과거에 묶어두지만, 목적론은 우리를 ‘지금, 여기’의 주인공으로 만듭니다. 당신은 과거의 희생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당신의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작가이자, 주인공이며, 연출가입니다.

펜을 드십시오. 그리고 오늘부터 당신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내려가십시오. 당신의 모든 행동에는, 당신이 스스로 부여한 숭고한 목적이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더 읽어보기:

새 글 알림 받기

최신 글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스팸 없음, 언제든 취소 가능.

구독하기 →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