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범 — 조세범 처벌법이 선을 그은 바깥
조문은 관세법 2026년 8월 11일 시행본(법률 제21858호) 기준이며 확인일은 2026년 9월 20일입니다. 학습용 설명이며 형사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마지막 한 칸
1장에서 조세범 처벌법 제2조를 봤다.
이 법에서 “조세”란 관세를 제외한 국세를 말한다.
일곱 장을 오는 동안 이 문장이 그은 선을 두 번 넘었다. 7장에서 지방세(지방세기본법 제8장)로, 6장에서 특가법 제6조(관세 가중처벌)로. 남은 것이 관세법 자체다.
왜 관세만 따로인가
관세는 국경을 넘는 물품에 붙는다. 그래서 다른 세금과 다른 점이 셋 있다.
- 물건이 실재한다.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는 장부와 신고서의 세계지만, 관세는 컨테이너와 화물의 세계다.
- 세금 외의 목적이 섞인다. 마약·총기·위조품의 반입을 막는 것은 세수와 무관하다.
- 집행 기관이 다르다. 세무서가 아니라 세관이고, 세관공무원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한다.
그래서 관세법의 벌칙에는 포탈죄와 나란히 밀수출입죄가 있고, 몰수가 형벌 체계의 중심에 들어온다. 1~7장에서는 볼 수 없던 구조다.
밀수출입죄 (제269조)
세금을 덜 낸 것이 아니라 신고 없이 국경을 넘은 것 자체를 처벌한다.
| 항 | 행위 | 법정형 |
|---|---|---|
| 제1항 | 제234조 각 호의 물품(수출입 금지품)을 수출하거나 수입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 |
| 제2항 | 밀수입 — 신고 없이 수입하거나, 신고했으나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여 수입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의 벌금 |
| 제3항 | 밀수출·반송 — 신고 없이 수출·반송하거나,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여 수출·반송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물품원가 이하의 벌금 |
벌금 산정 방식을 봐 두자. 제2항은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다. 5장에서 본 조세범 처벌법 제6조(무면허 주류)의 “3천만원과 주세 3배 중 큰 쪽”과 같은 설계다. 어느 기준으로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둘을 비교한다.
관세포탈죄 등 (제270조)
이쪽이 1장의 조세 포탈죄에 대응한다. 수입신고는 했는데 내용을 속인 경우다.
제1항 — 관세포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한 관세액의 5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의 벌금. 세 유형이다.
- 세액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과세가격 또는 관세율 등을 거짓으로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아니하고 수입한 자 (구매대행업자 포함)
- 세액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거짓 서류로 사전심사·재심사를 신청한 자
- 법령에 따라 수입이 제한된 사항을 회피할 목적으로 부분품으로 수입하거나, 주요 특성을 갖춘 미완성·불완전한 물품이나 완제품을 부분품으로 분할하여 수입한 자
3호가 흥미롭다. 세금이 아니라 수입 제한을 회피하는 행위인데 포탈죄에 들어 있다. 완제품을 부품으로 쪼개 들여오는 방식을 겨냥한다.
제2항~제5항
| 항 | 행위 | 법정형 |
|---|---|---|
| 제2항 | 수입에 필요한 허가·승인·추천·증명 등 조건을 갖추지 않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갖추어 수입 | 3년 이하 / 3천만원 이하 |
| 제3항 | 수출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지 않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갖추어 수출 | 1년 이하 / 2천만원 이하 |
| 제4항 |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감면받거나 감면받은 물품에 대한 관세 징수를 면탈 | 3년 이하 징역 또는 감면·면탈한 관세액의 5배 이하 벌금 |
| 제5항 |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환급받음 | 3년 이하 / 환급받은 세액의 5배 이하. 세관장은 즉시 징수 |
제4항과 제5항이 5장에서 본 면세유 조문(조세범 처벌법 제4조)과 같은 구조다. 면제로 주는 혜택과 환급으로 주는 혜택, 양쪽 경로를 모두 막는다.
제5항 후단의 “즉시 징수한다”는 7장에서 본 지방세기본법 제102조 제2항과 같다. 형벌과 별개로 세금은 걷는다.
가격조작죄 (제270조의2)
보정신청·수정신고·수출입신고를 할 때 부당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물품의 가격을 조작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다음 중 가장 높은 금액 이하의 벌금이다.
- 5천만원
- 물품원가
- 신고한 물품가격과 과세가격의 차액
관세 포탈이 목적이 아니어도 성립한다. 가격을 부풀려 외화를 빼돌리거나 낮춰 자금을 옮기는 행위를 겨냥한다.
미수·교사·방조·예비 (제271조)
1~7장에서는 보지 못한 조문이다.
몰수와 추징 (제272조·제282조)
관세범의 형벌 체계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다.
필요적 몰수 (제282조 제1항·제2항)
- 제269조 제1항(금지품)의 경우 — 그 물품을 몰수한다. 소유·점유를 묻지 않는다.
- 제269조 제2항·제3항(밀수입·밀수출) 또는 제274조 제1항 제1호의 경우 — 범인이 소유하거나 점유하는 그 물품을 몰수한다.
제2항에는 몰수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 넷이 있다(단서) — 보세구역에 신고 후 반입한 외국물품, 세관장 허가를 받아 보세구역 외 장소에 장치한 외국물품,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 그 밖에 몰수의 실익이 없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물품.
추징 — 국내도매가격 (제282조 제3항)
몰수할 물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몰수할 수 없는 물품의 범칙 당시의 국내도매가격에 상당한 금액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한다.
운반기구의 몰수 (제272조)
제269조의 죄에 전용되는 선박·자동차나 그 밖의 운반기구는, 소유자가 범죄에 사용된다는 정황을 알고 있고 다음에 해당하면 몰수한다.
- 범죄물품을 적재하거나 적재하려고 한 경우
- 검거를 기피하려고 정지명령을 받고도 정지하지 않거나, 적재된 범죄물품을 해상에서 투기·파괴·훼손한 경우
- 범죄물품을 해상에서 인수·취득하거나 하려고 한 경우
밀수 선박 자체를 빼앗는 조항이다. 조세범 처벌법에는 대응물이 없다.
조사와 처분 — 같은 뼈대 (제12장)
전속고발 (제284조)
관세범에 관한 사건에 대하여는 관세청장이나 세관장의 고발이 없으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제1항).
4장의 조세범 처벌법 제21조, 7장의 지방세기본법 제111조와 같은 구조다. 고발 주체만 다르다.
제2항도 실무적이다. 다른 기관이 관세범 사건을 발견하거나 피의자를 체포했을 때에는 즉시 관세청이나 세관에 인계하여야 한다. 경찰이 먼저 잡아도 세관으로 넘긴다.
관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 (제284조의2)
관세청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세관에 둘 수 있다. 심의 사항은 셋이다.
- 제290조 및 사법경찰직무법 제6조 제14호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한 조사의 시작 여부
- 그 사건의 고발, 송치, 통고처분(통고처분의 면제 포함) 및 종결 등
- 그 밖에 관세청장·세관장이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위원장 1명을 포함해 20명 이내로 성별을 고려하여 구성한다.
통고처분 (제311조)
관세법에도 통고처분이 있다. 제284조의2 제1항 제2호에 “통고처분(제311조 제8항에 따른 통고처분의 면제를 포함한다)“이라고 적혀 있다.
조세범 처벌절차법에 없는 것이 통고처분의 면제다. 관세범은 소액·경미한 사건이 대량으로 발생하므로, 통고처분조차 생략하는 길을 따로 열어 둔 것으로 읽힌다.
세 영역을 한 표로
| 항목 | 국세 | 지방세 | 관세 |
|---|---|---|---|
| 실체 규정 | 조세범 처벌법 | 지방세기본법 제8장 제2절 | 관세법 제11장 |
| 절차 규정 | 조세범 처벌절차법 | 지방세기본법 제8장 제3절 | 관세법 제12장 |
| 포탈죄 법정형 | 2년 이하(부정 3년) | 2년 이하(가중 3년) | 3년 이하 |
| 벌금 산정 | 포탈세액의 2~3배 | 포탈세액등의 2~3배 | 관세액 5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
| 미수·예비 처벌 | 없음 | 없음 | 있음 (제271조) |
| 몰수·추징 | 일부 (제12조 관련) | 통고처분 시 몰수 대상 물품 | 중심 제도 (제272조·제282조) |
| 심의위원회 |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 (필수) | 조문상 없음 | 관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 (임의) |
| 고발 주체 | 국세청장·지방국세청장·세무서장 | 지방자치단체의 장 | 관세청장·세관장 |
| 가중처벌 | 특가법 제8조·제8조의2 | 특가법 제8조 | 특가법 제6조 |
여덟 장을 닫으며
1장 포탈죄 → 2장 세금계산서·명의대여 → 3장 신고방해·원천징수 → 4장 절차 → 5장 물품·면허 → 6장 규모에 따른 가중 → 7장 지방세 → 8장 관세
이 과정을 관통하는 구조가 하나 있다.
세목과 소관 기관이 달라도 세금을 걷는 것이 목적이고 형벌은 수단이라는 점은 같다. 그래서 어느 법률이든 납부하면 절차가 끝나는 길을 열어 두고, 그 길을 닫는 것은 징역이 필요한 사안뿐이다.
남는 것
- 제268조의2(전자문서 위조·변조 등), 제274조(밀수품의 취득 등), 제275조의2 이하의 각 조문은 다루지 않았다.
- 제283조~제319조의 조사·처분 절차(수색, 압수, 조서, 송치)는 그 자체로 방대하다.
- 관세평가와 품목분류는 형사법이 아니라 관세법 본체의 영역이며, 관세포탈죄의 “과세가격 또는 관세율 등을 거짓으로 신고”가 무엇인지는 거기서 정해진다.
-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의 벌칙은 별도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관세법 제269조·제270조·제270조의2·제271조·제272조·제282조·제284조·제284조의2 (시행 2026. 8. 11., 법률 제21858호, 확인일 2026-09-20)
- 국가법령정보센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시행 2025. 7. 2., 법률 제20878호, 확인일 2026-09-20)
- 국가법령정보센터, 조세범 처벌법 제2조·제21조 (시행 2021. 1. 1., 법률 제17761호, 확인일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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