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기본법 — 불복 절차와 필요적 전치주의
조문은 2026년 8월 11일 시행본(법률 제21860호) 기준이며 확인일은 2026년 9월 20일입니다.
바로 법원에 갈 수 없다
앞 장까지가 세금을 정하고 고치고 돌려받는 길이었다면, 이 장은 그 처분이 틀렸다고 다투는 길이다.
출발점은 제56조 제2항이다.
제55조에 규정된 위법한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행정소송법 제18조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이 법에 따른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와 그에 대한 결정을 거치지 아니하면 제기할 수 없다.
행정소송법의 원칙은 임의적 전치다 —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송할 수 있다. 세법은 그 원칙을 뒤집는다. 이것을 필요적 전치주의라 부른다.
누가, 무엇에 대해 다투는가 (제55조)
대상
이 법 또는 세법에 따른 처분으로서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을 받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해 권리·이익을 침해당한 자가 청구한다.
“위법”만이 아니라 “부당”도 들어간다. 행정소송은 위법만 다루지만 불복 절차는 재량의 당부까지 본다. 여기서 이길 수 있는 사건이 법원에서는 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제외되는 세 가지 (제1항 단서)
| 호 | 처분 | 왜 |
|---|---|---|
| 1호 | 조세범 처벌절차법에 따른 통고처분 | 이행하면 사건이 끝나고, 이행하지 않으면 고발되어 형사절차로 간다. 다툴 실익이 형사법정에 있다 |
| 2호 | 감사원법에 따라 심사청구를 한 처분이나 그 심사청구에 대한 처분 | 이미 다른 통로로 다투고 있다 |
| 3호 | 이 법 및 세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처분 |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의 절차를 따른다 |
1호는 앞 장(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5조)과 바로 이어진다. 통고처분은 이행하면 일사부재리로 끝나고, 안 하면 고발된다. 그 구조 자체가 다툴 기회를 이미 담고 있다.
이해관계인도 청구할 수 있다 (제2항)
자기가 처분을 받지 않았어도 청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 제2차 납세의무자로서 납부고지서를 받은 자
- 제42조 양도담보권자 등 물적납세의무를 지고 납부고지서를 받은 자
- 부가가치세법·종합부동산세법상 물적납세의무자
- 보증인
-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3장에서 본 제2차 납세의무와 물적납세의무가 여기로 이어진다. 남의 세금을 대신 지게 된 사람에게 그 세금 자체를 다툴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세 갈래와 그 관계
이의신청은 선택이다 (제55조 제3항)
심사청구·심판청구에 앞서 할 수 있다.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국세청장이 조사·결정 또는 처리했거나 하였어야 할 처분은 이의신청 대상에서 빠진다. 처분한 기관에 다시 묻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심사와 심판은 택일이다 (제55조 제9항)
동일한 처분에 대해서는 심사청구와 심판청구를 중복하여 제기할 수 없다.
| 심사청구 | 심판청구 | |
|---|---|---|
| 결정 기관 | 국세청장 (국세심사위원회 심의) | 조세심판원 (조세심판관회의·합동회의) |
| 소속 | 국세청 | 국무총리 소속 |
| 근거 | 제61조~제66조의2 | 제67조~제80조의2 |
심판청구는 과세관청 밖의 기관이 판단한다는 점이 다르다.
불복에 대한 처분에는 다시 불복할 수 없다 (제5항·제6항)
심사·심판청구에 대한 처분에는 이의신청·심사청구·심판청구를 제기할 수 없다. 끝없이 도는 것을 막는다.
예외가 하나 있다. 재조사 결정에 따른 처분청의 처분에 대해서는 그 재조사 결정을 한 재결청에 심사·심판청구를 제기할 수 있다(제5항 단서). 재조사 결정은 뒤에서 본다.
90일이 반복된다
| 단계 | 기간 | 조문 |
|---|---|---|
| 심사청구 제기 | 처분이 있음을 안 날(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 제61조 제1항 |
| 이의신청 거친 뒤 심사청구 | 이의신청 결정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 제61조 제2항 |
| 심판청구 제기 |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 제68조 제1항 |
| 심사청구 결정 | 청구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 제65조 제2항 |
| 행정소송 제기 | 결정 통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 제56조 제3항 |
세 가지 구제 장치가 이 90일에 붙어 있다.
- 우편 제출의 특례 — 기한까지 우편으로 냈는데 기간이 지나 도달했다면 만료일에 적법하게 청구한 것으로 본다(제61조 제3항).
- 부득이한 사유 — 제6조의 사유로 기간 내에 청구할 수 없었다면 사유가 소멸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청구할 수 있다(제61조 제4항).
- 무응답 시 소송 개시 — 결정기간에 통지를 받지 못하면 통지를 받기 전이라도 결정기간이 지난 날부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제56조 제3항 단서).
세 번째는 앞 장들에서 반복해 본 구조다. 경정청구 2개월 무응답(제45조의2 제3항), 국세징수법의 10일 간주승인. 관청의 침묵이 납세자를 가두지 못하게 한다는 같은 원칙이다.
결정은 세 가지, 그리고 네 번째 (제65조)
| 호 | 결정 | 요건 |
|---|---|---|
| 1호 | 각하 | 심판청구 후(또는 같은 날) 심사청구를 한 경우, 청구기간 경과, 보정기간 내 미보정, 청구가 적법하지 않은 경우 등 |
| 2호 | 기각 |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될 때 |
| 3호 본문 | 인용 — 취소·경정 결정 또는 필요한 처분의 결정 |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될 때 |
| 3호 단서 | 재조사 결정 | 취소·경정하려면 사실관계 확인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경우 |
재조사 결정 (제3호 단서·제5항·제6항)
인용도 기각도 아닌 중간 형태다. “당신 말이 맞을 수 있으니 처분청이 다시 조사해서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하라”는 결정이다.
처분청은 재조사 결정일부터 60일 이내에, 결정서 주문에 기재된 범위에 한정하여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취소·경정하거나 필요한 처분을 해야 한다(제5항). 범위 제한이 붙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재조사를 빌미로 조사를 넓힐 수 없다.
다만 재조사 결과 청구인의 주장과 확인된 사실관계가 다른 경우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당초 처분을 취소·경정하지 않을 수 있다(제6항, 2022년 신설).
보정기간은 결정기간(90일)에 산입하지 않는다(제4항).
청구인에게 불리해지지 않는다
심사청구 쪽 제65조의3은 2018년에야 신설됐다. 심판청구 쪽(제79조)에는 먼저 있던 것을 뒤늦게 맞춘 것이다.
결정의 효력 (제80조)
심판청구에 대한 결정은 관계 행정청을 기속(羈束)한다(제1항). 결정이 있으면 해당 행정청은 결정의 취지에 따라 즉시 필요한 처분을 하여야 한다(제2항).
기속력이 없으면 결정은 권고에 그친다. 이 조항이 있어야 불복 절차가 절차로서 완결된다.
흐름으로 묶기
처분 → (90일) 이의신청[선택] → (90일)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 → (결정 90일) → (90일) 행정소송
어느 단계에서 시작하든 심사 또는 심판 하나는 반드시 거쳐야 법원에 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청구인의 지위가 나빠지지 않는다.
남는 것
- 제81조의15 과세전적부심사는 처분이 나오기 전에 다투는 제도다. 이 장의 사후 불복과 시점이 다르고, 앞 장의 제48조 제2항 제3호 가목(결정·통지기간 초과 시 가산세 50% 감면)과 이어진다.
- 조세심판관의 제척·회피(제73조), 조세심판관회의와 합동회의의 구성(제72조)은 다루지 않았다.
- 제55조의2는 국제거래가격 조정절차 진행 중의 기간 계산 특례다.
다음 장은 납세자의 권리(제81조의2 이하) — 세무조사의 한계와 과세전적부심사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국세기본법 제55조·제56조·제61조·제65조·제65조의2·제65조의3·제66조·제66조의2·제68조·제69조·제79조·제80조·제80조의2 (시행 2026. 8. 11., 법률 제21860호, 확인일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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